빨리빨리

할 수 있는 만큼

오늘자로 크라우드 서플라이 프리런칭에서 런칭으로 넘어가는 임계점인 구독자 150명을 채웠다. 그보다 10명 초과한 160명이다. 갑자기 폭등할 수 있었던 건 최근 만들었던 패턴이 바이럴이 되었기 때문이고, 어느 때보다 화력이 강력하다. 지금 페이스로 보았을 때엔 30만 조회수를 딱 찍고 멈출 것 같다. 이 패턴 직전의 패턴이 개인적으로 마음에 들고 성적도 준수했다. 동일한 로직을 기반으로 베이스 패턴만 변형한 버전이며, 사실 조금 징그러울까 봐 걱정한 패턴이었다. 걱정이 무색하게도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정말 사람들이 뭘 좋아하는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크라우드 서플라이 구독자 수 그래프
크라우드 서플라이 구독자 수 그래프. 6월 27일부터 오늘까지, 162명.

이런 패턴들을 공유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이번 주에 만들었다. 개선할 부분들, 추가할 기능들은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사용성 자체는 디스코드에 공유할 때보다 훨씬 좋다. 특히 포텐셜이 있다 생각하는 기능은 포크 기능이다. 베이스가 되는 패턴을 복사하여 코드나 색상을 변형하여 다시 올릴 수 있다. 여기서 코드는 사실 접근하기 어렵지만, 색상은 초등학생도 가능한 수준이며 또 재밌다. 그래서 이를 활용한 이벤트들을 만들어 유저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쉬워 보인다. 커뮤니티 사이트는 patternflow.work/community 여기에 임시로 만들어두었다. 계속 디벨롭해야지.

슬슬 패턴을 만드는 기능도 확장하고자 한다. 다양한 해상도를 지원하고, 패턴에 레이어링을 추가할 수 있는 기틀만 만들어도 충분하다. 그런 가능성만 보여주면 아마 사람들이 직접 개발해주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결국엔 내가 해야지 뭐. 이후에 나는 좀 더 예쁘고 귀여운 패턴들을 만들어보고 싶다. 지금 반응이 좋은 패턴들은 결국 멋있고, 어둡고, 그러니까 뭐랄까 사이키델릭한 패턴들이다. 어두운 지하 클럽에서나 나올 법한 그런 것들. 반대로 평화롭고 잔잔한 것들을 만들어보고 싶다. 캐릭터도 넣고… 픽셀아트 해보고 싶다는 거다 결국은.

사운드가 정말 골칫덩이다. 많은 실험을 해보진 않았지만, 지금까지 경험을 토대로 보았을 때 청각적인 요소의 상방이 굉장히 높다. 그래픽과 사운드, 시청각이 잘 어우러졌을 때 반응이 굉장히 좋다. 다만 어렵다. 계속 만들어보면서 직감을 기르는 수밖에 없다. 이론적인 건 하기 싫고 어려우니까 어쩔 수 없지. 그런 맥락에서 『Designing Sound』 책을 보며 공부하는 것도 일단 포기한다. 어떤 느낌들을 상상할 수 있게 되었을 때나 다시 해보자. 지금은 만들고 싶은 걸 상상하지도 못하니까, 결국에는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재미가 없다.

크라우드 서플라이로 다시 돌아오자면, 이제 런칭 준비를 하게 될 거다. 실제 견적을 내보고 가격을 정하고, 프로젝트 소개 페이지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 솔직히 그런 거 하기 싫다. 너무 귀찮고, 크라우드 서플라이 측에서 대신 해주면 좋겠다. 난 패턴이나 만들고 재밌는 것만 하고 싶은데. 그래도 해야지. C타입 어댑터도 수정이 필요하다. 일단 연차가 많이 쌓인 전문가의 의견으로도, 현재 C타입 어댑터는 손납땜이 불가능한 수준의 난이도라고 한다. 내가 실력이 없어서 못한 게 아니었다! 다행이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사실 빌드 가이드를 만드는 입장에서는 명확해져서 좋다. 직접 만들 때엔 2핀 스크류로, C타입은 PCBA로만. 이렇게 구분할 수 있으니까. 그럼에도 수정은 필요하다. 쇼트가 나고 타버리는 문제가 납땜 불량인지 구조적 결함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구조적 결함일 가능성도 커서 문제다. 고쳐야지 뭐 어쩌겠어. 이미 수정 방안도 누가 제안해줘서 그대로 해보면 된다. 관련 디테일은 GitHub Issue #221에서 볼 수 있다.

현재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내용은 충분히 적은 것 같으니, 과거도 조금만 돌아보고자 한다. 그래도 프리런칭 성공이라는 마일스톤을 하나 거쳤으니, 거기에서 느낀 감정들이 많다. 당연하게도 조급했다. 하루에 5번도 넘게 크라우드 서플라이의 프로젝트 관리 페이지를 열어 구독자 수를 확인했다. 매 순간 숫자를 기억하고, 다음번에 열었을 때 그대로면 실망하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거기서 완전히 멈춰버리고 실패한 프로젝트가 되어버릴까 불안했다. 터무니없는 걱정이었다. 6월 28일에 프리런칭을 했고 7월 24일 150명을 돌파했으니, 한 달도 안 되었다. 엄청 빠른 거다. 그치만 과정 중에는 그런 속도를 체감하지 못했고, 너무 느린 것만 같았다.

홍보를 하기 위해 정말 많은 글을 작성했다. 광고성 글이라는 이유로 삭제당한 아두이노 서브레딧을 포함하여 약 5개 정도 서브레딧에 글을 작성했다. 해커데이에도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그동안 선망하기만 했던 CAN에도 가입하여 글을 기재해달라 요청했다. PCBway 커뮤니티 프로젝트도 새로운 버전으로 정리하고, 메이커월드에도 프로젝트를 공유했다. 또한 패턴플로우를 소개하는 영상을 편집하여 업로드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유튜브용으로써 높은 조회수를 기대했지만 어림도 없지, 유입이 하나도 없었고, 오히려 인스타그램에 자막만 달아서 올린 게 그나마 반응이 좋았다.

사실 화력 자체는 인스타그램 패턴 콘텐츠가 더 좋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글로 정리하고 자료와 함께 공유하니 좋은 점도 있더라. 큰 커뮤니티의 편집자들이 내 글과 자료를 가져다가 사용한다. 먼저 연락해서 사용해도 되는지 허락받거나 하는 건 일절 없다. 그냥 가져다가 쓰는 거다. 솔직히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좋은 건 사실이다. 어쨌든 덕분에 홍보가 되는 거니까. 그리고 나도 그 글들을 가져다가 프로젝트의 가치를 증명해주는 증거로써 사용한다. 여기서 하나 배운 건, 남들이 쉽게 가져다 쓸 수 있도록 정리하는 것도 실력이란 거다. 다시 이런 순간이 오게 된다면, 내 프로젝트와 상품을 좋아할 사람들이 있는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발행하는 사람의 글과, 그들이 즐겨 사용하는 자료 형태를 분석하고 그에 맞춰서 소개할 것 같다. 조금 복잡한 느낌이긴 한데… 사실 진정성이 있으면 뭐든 먹힐 것 같다. 그럼에도 더 빠르고 확실하게 하기 위해서 전략적인 부분이 더해지면 당연히 좋을 테고.

이 속도대로 간다면 런칭도 빠르게 진행해서 2달 컷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10월달쯤에 패턴플로우가 전 세계에 풀리게 되고, 그때 유입을 관리하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성패를 좌우할 거다. 지금 있는 네트워크와 커뮤니티는 있는 말로 한다면 원자 네트워크고, 어느 정도 준수하다고 느껴진다. 기대만큼 아주 활발하지는 못하지만, 애초에 내가 그만큼 노력하지 않고 있기에 당연한 거고,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들이 고마운 거다. 아마 조만간 모더레이터나 콜라보레이터 제안을 하지 않을까 싶다. 뭔가 명분이 생기면 바로 할 거다.

커뮤니티 기반을 잘 구축해두어 꾸준한 상호작용이 일어나는 생태계가 된다면 아주 재밌을 것 같다. 그때엔 아마 나도 관리자보다는 참여자로서, 잘 구축된 판 위에서 놀고 있지 않을까? 그러면 좋겠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