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기반 다지기
3일인가 4일 동안 정말 개발만 했다. 물론 바이브 코딩이지만, 이것도 나름 에너지가 많이 든다. 그래서 무얼 만들었냐 하면, 패턴플로우 커뮤니티 유저들이 쉽게 패턴을 공유하고 또 기기에 적용해볼 수 있는 기틀을 만들었다. 그리고 패턴 편집기도 조금이지만 확장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 두었다. 물론 개선해야 할 부분은 엄청 많지만, 이쯤에서 개발은 조금 쉬었다 가자. 이것만 하다 보니 미칠 지경이기도 하고… 그보단 글도 적고 해야 좀 멀리서 볼 수 있으니까. 밤새면서 망친 건강도 조금 회복시키고 다시 하자.
내가 만든, 혹은 누군가의 패턴을 나의 패턴플로우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아두이노 IDE를 열고 코드를 붙여넣고 등록 파일에서 한 줄 정도 수정을 한 다음 업로드를 하면, 2분 정도의 시간이 걸려 컴파일이 완료되고 업로드가 되었다. 이제는 이 과정이 늦어도 20초 안으로 가능하며, 따로 IDE를 열 필요 없이 오직 패턴플로우 웹을 통해서 전부 가능하다. 훨씬 쉽고 재밌어진 거다. 다른 사람이 커뮤니티에 공유해둔 패턴도 클릭 몇 번으로 자신의 패턴플로우에 올려볼 수 있고, 나중에는 자신만의 애착 패턴 셋업을 덱처럼 구성해서 공유할 수 있게도 할 거다. 왜냐하면 지금도 수많은 패턴 중 좋은 패턴을 선별하기가 너무 번거롭다. 뭐 핀터레스트처럼 취향에 맞는 픽들을 구성해서 공유할 수 있게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패턴뿐 아니라 패턴플로우 전반에 대한 커뮤니티도 조금씩 활성화된 느낌이다. 디스코드에서 서로 질문에 답을 해주고, 자기소개도 하고, 3D 모델도 개선해서 실험해주고, PCB 이슈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해주고… 무엇보다 이번에 추가한, 패턴을 웹에서 쉽고 빠르게 업로드하는 기능도 다른 사람의 제안에서 시작했다. 나도 하려고는 했지만, 지금 개선된 정도까지 할 생각은 하지 않고(어려울까 봐) 전 단계까지만 구현을 했었다. 그런데 PoC를 개별적으로 끝내고 코드를 공유해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이틀간 계속 손봐서 메인 기능으로 넣게 된 거다. 좋다. 나중에 기능들이나 구조가 잡힌 다음에 했으면 훨씬 더 어려웠을 게 확실하다. 이렇게 패턴플로우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기점으로 모인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는 사실이 놀랍다. 이렇게 되리라 생각하긴 했지만, 실제로 되니까 좋다. 신난다. 더 많은 사람들이 본인의 배경을 살려 다양한 실험을 공유해줬으면 한다.
패턴플로우가 각 영역에서 어떤 목표들을 가지고 있고, 난이도는 어느 정도로 예상하고, 다른 사람들은 어디에서 작업 중이며, 지금 전체적인 상황이 어떤지를 모두가 공유할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그런다면 분명히 실험과 기여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고, 각 인원 간의 커넥션과 소통이 추가적으로 생겨날 수 있을 테다. 오픈소스로 전환했던 아주 초기부터 가지고 있던 목표인데,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아 지금까지 하진 못했다. 그나마 과거의 것이라도 정리해야겠다 싶어 만든 게 웹의 인사이드 패널에 있는 이 로드맵이다. 근데 내용이 그리 정확하진 않다. 우선 디자인이 그리 마음에 들지도 않고, 내용을 다 확인하고 고치려면 시간이 들기 때문에 아직까진 방치해둔 수준이다. 다만 개념 자체는, 이런 식으로 지나온 길과 현재 상태, 앞으로의 길들을 시각화하고 여기에 다른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게 할 거라는 걸 보여주기에는 충분한 것 같다. 근데 디자인 좀 더 제대로 해보고 싶은데 도무지 감이 안 잡힌다. 뭐 언젠가 하겠지.
아, 갑자기 생각났는데 클로드 맥스는 역시 돈값을 하더라. 당분간 개발을 많이 하게 될 것 같아 한 달 동안만 결제를 해두었는데 확실히 좋다. 이게 아니었다면 이렇게 빠른 속도로 개발하는 건 불가능하다. 속도뿐 아니라 구현에 있어서도, AI가 없었다 하면 끔찍한 수준을 넘어서 불가능했다. 어쩌면 더 기초적인 수준까지 패턴플로우를 위한 펌웨어를 만들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님 말고.
크라우드 서플라이 런칭의 경우에는 미뤄지고 있다. 거기서 어떤 컨퍼런스인가, Teardown 2026이라는 걸 주말부터 하고 있는 걸로 안다. 그 일 때문에 패턴플로우 런칭 준비에 대한 안내가 계속 미뤄지고 있고, 처음에는 조금 서운하기도 했다. 근데 이제 와서 보면 오히려 좋은 게, 그 덕분에 시간이 비었고 언젠간 해야 했던 패턴 커뮤니티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다. 내 성향 덕분이기도 하다.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어야 한다. 해야 하는 무언가가 생기면 미루지 않고 바로 처리하려고 한다. 막 성실해서라거나 그러진 않다. INTP고 그만큼 게으르다. 학창시절 때도 담임쌤이 항상 게으르다고 하기도 했고. 근데 어떤 일이 머리에 맴돌면 그걸 벗어날 수가 없다. 계속 신경이 쓰인다. 그게 너무 피곤해서 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거다. 그래서 대학교 과제 같은 것들도 항상 첫 번째로 낸다. 시디과 특성인지 아니면 그냥 대학생 특징인지, 대부분은 마지막 날 10분 전쯤부터 주르륵 제출한다. 근데 나는 그럴 필요도 없는데, 과제를 받은 날 바로 작업해서 그날 밤에 내버린다. 만약 성실한 거라면 여러 번 검토하고 여유롭게 직전 날에나 제출을 할 테지만, 그냥 빨리 만들고 바로 제출해버린다. 그리곤 아예 신경 쓰지 않는다. 장단점이 분명한 성향이다. 뭐 안 그런 게 어디 있겠느냐만은…
맨날 집에 틀어박혀 시간도 잊고 개발만 하다 오랜만?에 글을 적으니 별 내용을 다 적는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내가 아니더라도 AI를 돌린다면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것들이다. 그치만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까지 하지 않는다. 거의 집착 수준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패턴플로우에 애정이 있기 때문일까. 시작한 지 벌써 4개월 정도가 되어간다. 거의 정확히 4개월이 된 것 같은데? 내 기억상으로 LED 매트릭스를 구매해서 연결해본 게 3월 28일인가 그랬을 테니. 맞나…? 하나의 프로젝트를 이렇게 긴 시간 동안 해본 건 처음이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완성도에 자신이 있진 않다. 개선해야 할 부분들은 항상 나오고, 개선하면 할수록 부족한 부분들이 보인다. 전에도 적었던 것 같은데, 하면 할수록 내가 느끼는 완성도는 줄어든다. 어쩌면 꿈이 더 커지는 것일 수도 있고.
사실 그렇다. 뭐든 그냥 꾸준히 많이 미친 듯이 하면 되는 느낌. 재능 그딴 건 중요하지 않고 그냥 하기만 하면 되는 느낌. 근데 그 계속 하는 것도 재능이라고 해버리면 할 말 없는 거고. 왜인지는 몰라도 집착하게 되는 것들이 다들 하나쯤은 있을 테다. 나는 그걸 그냥 비교적 빨리 찾은 건가 싶다. 뭐, 이런 말은 사실 많이 이루고 나서 해야 하는데 아직은 그 정돈 아니긴 하지만. 모르겠다. 가끔 자기 것 찾아서 미친 듯이 하는 사람들이 부럽고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궁금하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방법이 따로 있나. 그냥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다 해봐야지. 뻔한 소리만 적는 느낌이라 좀 별로다.
한동안 코딩만 하느라 이제 뭘 해야 할지 솔직히 모르겠다. 아, 심지어 꿈에서도 패턴플로우가 계속 나오더라. 밤도 새고 막 건강한 수면을 하진 않았어서, 딱 일어나고 나서 몽롱한 상태가 많았다.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되는 그런 순간들 있지 않은가. 꿈에서 나온 내용들이 정말 현실처럼 느껴지고, 뭔가 비슷한 행동을 할 때에 묘한 기시감이 들기도 했다. 건강 챙기자. 오래 살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