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3와 그 이후

4달째다

드디어 v3를 배포했다. PCB에 C타입 어댑터를 추가하였고, 인클로저에는 스냅핏들이 추가되어 전반적인 상품성을 올렸다. 아마 케이스에서 몇 가지 개선하는 것 외에는, 크라우드 서플라이 런칭을 v3 버전으로 진행할 것이다. 애초에 그걸 위해서 한 개고생이었다. 처음에는 이렇게 오래 걸릴지 몰랐다. 문제가 있으면 수정 한 번으로 해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고, 하면 할수록 고쳐야 할 부분이 생기더라. 드디어 마무리되어서 후련함과 동시에 약간 겁이 난다. 소프트웨어와 커뮤니티에 집중해야 한다. 하드웨어를 할 때는 그저 수정하고 다시 뽑아보고 주문하고 납땜하고 테스트하면 되어서, 사실 몸을 더 많이 움직였다. 이제는 머리를 더 써야 한다. 피곤하다.

머릿속에 돌아다니는 생각들이 너무 많아서 뭘 적어야 할지 모르겠다. 요근래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는데, 낮잠을 자고 조금 괜찮아진 걸 보아 많이 피곤했나 보다. 그럼에도 억지로 적어보자면, 우선 커뮤니티를 다시 구축해야 한다. 만들기 쉽고 무료라는 이유로 디스코드를 선택했었는데 문제들이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디스코드가 금지된 국가들이 생각보다 많더라. 그래서는 안 된다. 지정학적 이유로 창작과 커뮤니티 활동에서 어려움이 생긴다는 건 말도 안 된다. 뭔가 내가 그들을 배척하는 선택을 했다는 느낌으로 다가와 죄책감이 들고 불편하다. 때문에 기존의 커뮤니티, 디스코드를 없애지는 않되 메인을 웹 기반으로 다시 만들고자 한다. 그리고 그 커뮤니티의 또 메인은 아마 패턴 공유가 되지 않을까 싶다. 디스커션 글들보다는 말이지… 모르겠다. 뭘 해봐야 견적이 나오니까 지금은 몰라.

패턴을 만드는 기능들을 더 고도화하고자 한다. 픽셀아트 느낌도 많이 내고 싶다. 정말 개인적인 취향이다. 단순 셰이더만 있는 것도 멋있긴 한데, 그보다는 귀엽거나 아름다운 장면들을 패턴플로우로 만들고 싶다. 해상도도 다양하게 설정 가능하도록 해두고. 이건 뭐 간단한 수정이다.

이제는 새로운 패턴을 만드는 것보다는, 그 패턴을 어떻게 보여주면 좋을지에 더 관심이 간다. 이쪽은 연구와 관련이 깊고, 인스타 채널의 특성이 많은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이렇다. 패턴플로우 인스타 계정으로 영상을 올리면 최소 천 명은 보게 된다.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하방이 높아질 것이고, 통계적인 부분에서 꽤 큰 이점이다. 여기에 파일럿 릴스라는 인스타의 기능을 활용하여, 하나의 패턴을 다양한 방식으로 연주하는 영상들을 여러 개 올려 반응을 비교한다. 이를 통해 사람들이 어떤 요소에서 패턴에 더 끌리는지를 연구할 수 있다. 이를테면 빠르게 시작했다가 느리게, 느리게 시작했다가 빠르게, 이런 속도 변화의 차이라든가, 색깔의 변화를 다양하게 넣어본다든가. 추가로 OSC를 통해 청각적인 부분까지 연결하여 연구할 수 있다. 꽤 좋은 소스라 생각하고, 개인적으로 욕심이 있는 부분이다. 왜냐면 이런 연구를 반복하게 되면, 사람들이 어떤 패턴 변화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감각이 자연스럽게 길러질 테니. 이는 아티스트로서 꽤 좋은 무형자산이라 생각한다.

먼 미래에 패턴플로우가 어떻게 소개되면 좋을지 생각해본다면, 첫 번째로는 당연히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거다. 두 번째로는 패턴플로우를 만드는 여정, 그리고 나라는 사람에 대한 가치를 인정해주면 좋겠다. 어쩌면 이게 더 클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하나 더하자면, 메이커와 아티스트들이 공존하는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거? 그래서 분리되었던 예술과 기술이 다시 합쳐진 사례로서 소개되면 좋겠다. 저녁 학식 먹으러 갈 거니 이쯤 글을 마무리한다. 패턴플로우로 돈을 번다면 맛있는 거 맨날 사 먹을 거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