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플로우란 무엇인가

어디로 가는 중인가

최근 오픈한 크라우드 서플라이 프리런칭 페이지
최근 오픈한 크라우드 서플라이 프리런칭 페이지

최근 크라우드 서플라이의 프리런칭 페이지를 오픈했다. 계약을 한 지 한 달 만이다. 마케팅을 열심히 해서 구독자 150명을 빨리 찍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웨이트리스트를 받아둔 100명에게 이메일로 오픈 소식을 알렸는데, 2일 정도가 지난 오늘까지 20%도 구독으로 전환되지 않은 것 같아 많이 아쉽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아니면 원래 이런 걸까? 만약 나라면, 인스타에서 구매하고 싶은 제품이 있어 링크를 열었는데 처음 듣는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구독이 나온다면 어떻게 할까? 선뜻 회원가입을 하고 구매를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이를 부드럽게 전환할 수 있을까. 패턴플로우가 왜 그 플랫폼을 선택해야 했는지 이유를 적어둘까? 믿을 만한 플랫폼이라는 사실도 직접 찾아보게 하지 말고, 내가 정리해서 제공해 준다면 좋을 것 같다. 좋다. 곧 작업하도록 하자.

그런 다음 아두이노 서브레딧에도 다시 진행 상황을 공유하자. 처음에 올렸던 글들만큼 반응이 나와줄지는 모르겠다. 그러니까 해봐야지. 그동안의 블로그 글을 정리해서 헤커데이에도 글을 작성해야 한다. 솔직히 말하면, 패턴플로우에 관한 글을 내 손으로 적고 제출하는 행위가 반갑지는 않다. 해당 플랫폼의 성격에 맞추고, 방대한 양의 정보 중에서 가장 적합한 내용을 솎아내 글로 정리한다는 게 보통 에너지가 드는 일이 아니다. 그래서 크라우드 서플라이 같은 곳에서 알아서 글을 써주고 마케팅을 해주길 내심 기대했는데, 역시나 이건 내 일이다. 나만큼 패턴플로우를 잘 아는 사람도 없기에 결국엔 내가 해야 한다.

다만 외부의 시선에서는 어떻게 보일지가 궁금하긴 하다. 내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처음 보는 사람들 입장에선 어떻게 보일지를 모르겠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알 수 없다. 이전에 트래픽을 분석해보다, 일본의 팹씬이라는 곳에서 패턴플로우에 대한 글을 기고해준 걸 보았다. 아두이노 서브레딧에 올려 화제가 되었던 두 개의 게시글을 기반으로 내용을 정리한 글들이더라. 그런 식으로 알아서 만들어주면 좋겠다. 블로그에 참고할 자료는 정말 많으니까! 방금 Hackster.io에도 글이 2개 올라온 걸 확인했다. 너무 고맙다! 다른 사람들도 맘 편히 가져가서 글 써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CAN(Creative Applications) 같은 예술 쪽 매거진에서 소개해주면 좋겠다.

마케팅 채널은 하던 대로 인스타그램에 집중할 계획이다. X에 누가 올린 패턴플로우 게시글이 한 번 바이럴이 되었더라. 재밌게도 내 이름이 이승훈이 아니라 이승헌으로 표기되어 있었다. hun이 헌으로 읽히나 보다. 내 트위터 계정에도 글을 올려봤지만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어서 그쪽으로는 하지 않으려 한다. SNS는 역시 꾸준해야 하나 보다. 인스타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벅차기에 여기에만 집중하자. 다만 이것도 쉽지는 않다. 패턴을 꾸준히 올린 지 한 달이 넘었는데, 아직까지도 사람들이 어떤 요소를 좋아하는지 도통 감을 잡지 못하겠다. 오늘은 같은 패턴을 다른 방식으로 조작하는 걸 촬영해보고, 파일럿 릴스 기능을 활용해 실험해 보았다. 이런 식으로 가설을 세우고 통제된 환경에서 하나씩 실험해보며 알아가야 할 것 같다. 실험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재밌을 것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계속하다 보면 사람들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감각도 익힐 수 있지 않을까?

X(트위터)에서 바이럴된 패턴플로우 게시글 (작성자: @Inspector_9)
X(트위터)에서 바이럴된 패턴플로우 게시글 (작성자: @Inspector_9)

사운드 공부도 조만간 시작하고 싶다. 패턴플로우와 사운드 작업을 병행해서 콘텐츠를 만들고자 한 지 두 달은 지났다. 바쁘다는 핑계로 계속 미루고 있는데 스스로가 조금은 한심하다. 그치만 실제로 할 만한 에너지가 없는 것도 사실이라, 접근 방식을 좀 바꾸어야 한다. 사운드 작업을 공부가 아니라 휴식처럼, 가지고 논다는 느낌으로 받아일 수 있게 나를 바꾸어야 한다. 요즘 유튜브나 릴스 보는 것에 휴식을 뺏기는 게 마음에 들지 않던 참이니, 조금씩 시도해보자. 아니, 이런 건 사실 조금씩 하면 안 된다. 고민하지 말고 일단 시작해야 한다. 시작이 전부다. 이 방향으로 진행하면 여러 뮤지션과 콜라보를 하거나 제품을 제공하여 자연스럽게 마케팅할 수 있을 테다. 그리고 이쪽이 내 직관으로는 가장 잘 팔리는 시장일 것 같다.

또 다른 방향, 패턴플로우를 예술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마음이 가장 크다. 애초에 시작이 아티스트 데뷔였다 보니까 어쩔 수 없다. 다양한 아티스트나 관련 종사자에게서 연락을 받았다. 콜라보를 같이 진행하고 싶다는 내용이 많았는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떻게 콜라보를 해야 할지 도저히 감이 안 잡히더라. 이는 패턴플로우에 대한 나의 생각이 아직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은 크라우드 펀딩을 변명 삼아 천천히 이야기해보자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나도 콜라보를 많이 하고 싶은데,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안 잡히니 답답하다.

그러다 결국 이 질문으로 돌아온다. 패턴플로우가 무엇일까? 펀딩을 하고 있는 이 제품 하나인가? 아니면 LED 패널과 노브가 합쳐진 거라면 뭐든 패턴플로우인가? 아니면 더 추상적으로, 백남준의 정신을 계승하여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의 대중화를 이끈다는 목적이 패턴플로우인가. 패턴 생성에 대해서는 현재 128×64 해상도의 패턴만 만들고 있는데, 누군가는 다른 해상도로 변경해서 하겠다고 한다. 당연히 환영이고, 나중에는 그걸 쉽게 하기 위한 구조로 설계할 것이다. 그렇다면 아주아주 커다란 미디어 파사드도 패턴플로우가 될 수 있을까? 반대로 손에 쥘 만한 작은 크기도 패턴플로우가 될 수 있을까? 지금의 느낌으로는 "센서에 따라 파라미터 값이 바뀌는 크리에이티브 코딩 패턴이 올라간 LED 매트릭스"가 패턴플로우다, 정도로 여기고 있다.

그런데 센서가 꼭 있어야 할까? 그냥 패턴 자체로는 패턴플로우가 될 수 없는 걸까? 이걸 고민하는 이유는, 저번 주에 새롭게 정한 커뮤니티의 목표를 폐기할지 유지할지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의 구린 LED 패널을 전부 패턴플로우로 감염시키자. 이때 LED 패널이라 함은 대부분이 센서가 없다. 길에서 볼 수 있는 못생긴 전광판, 정보 전달의 기능만을 하는 그것들을 멋지고 예쁜 패턴플로우로 물들이자는 뜻이다. 그래야 사람들이 일상에서 패턴플로우를 적용할 사례를 쉽게 찾고, 이를 통해 수익까지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뿐만 아니라 패턴플로우의 일원이라면 이를 활용해 돈도 벌 수 있도록 하고 싶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길가의 전광판들은 금광처럼 보인다.

다만 그러면 센서가 없기 때문에, 아무리 실시간으로 돌아간다 할지라도 보이기에는 영상을 구워서 넣은 것이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비디오를 구워서 패널에 단순히 올리는 건 패턴플로우가 아니다!"라며 비디오 기능을 제거했던 나의 결정과 상충하게 된다. 해결책이 무엇이 있을까? 더 관대하게 "비디오도 패턴플로우다!"라고 해버릴까? 아니면 "패턴플로우로 만든 패턴이니 패턴플로우다!" 이것도 일리가 있긴 하다. 혹은 간판에 올릴 때 파라미터가 주기적으로 변화하게 해서, 시간에 따라 계속 달라지는 LED 전광판을 만들어버릴까? 이것도 재밌어 보인다. 천천히 고민해 보도록 하자. 애초에 일반적인 LED 전광판들이 어떤 구조로 작동되는지부터 알아보아야 한다. ESP32로 호환이 된다면 가장 편할 것이고, 아니라면 추가적인 확장을 위한 작업이 필요하니까. 그리고 패턴을 입힌다고 무작정 좋은 것도 아니기에, 정보 전달을 망치지 않고 오히려 부각시켜주는 패턴들을 또 연구해야 할 것이다.

방금 헬스를 다녀왔는데, 도중에 생각이 정리됐다. 비디오 제외와 간판에 패턴 추가는 서로 상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오디오 리액트 기능을 패턴플로우라고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애초에 사람이 직접 손으로 조작할 수 있어야만 패턴플로우인 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패턴이 실시간으로 만들어지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든 흐름이 변화할 수 있다면 패턴플로우인 거다. 이게 맞다.

오늘 점심에는 서울디자인창업센터를 다녀왔다. 각자의 브랜드를 운영하고 계신 대표님들을 만날 수 있었고, 앞으로 그들과의 네트워킹이 많아질 테다. 자연스럽게 콜라보의 기회도 생길 텐데, 어떻게 될까? 궁금하다. 또 앞으로는 전문 테크니션이나 전자제품 제공 업체를 구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뭐 이건 급하지는 않다. 부가적인 부분이니 성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그러다 자연스럽게 군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더라. 3년 안에 군대를 가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공익이 아닌 현역으로 가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패턴플로우 사업에 대한 종료가 되는 거다. 뭐 패턴플로우라는 커뮤니티나 정신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주도권을 잡고 사업을 이끌어 갈 권력은 놓아줘야 한다. 나쁘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애초에 평생 패턴플로우만 할 것도 아니고, 내 인생의 작품들 중 하나일 뿐이다. 그리고 권력이 사라진다는 건 곧 책임도 사라지는 거니까, 홀가분하게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 기회를 얻는다는 게 재밌기도 할 테다.

당장 꾸준히 해야 하는 건 무엇이 있을까? PCB 개선과 3D 프린팅 모델 개선은 이전부터 늘 해왔던 작업이라 새롭진 않고, 앞으로도 계속해야 한다. 지난주에 새롭게 시도한 부분이 있다면 단연코 디스코드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다. 저번 글을 적은 직후 바로 착수했고, 이제 와 보았을 때 나쁘지 않은 상태라고 느껴진다. 그 장치들 중 하나인 자기소개를 4명이나 해주었다는 사실이 놀랍고도 고맙다. 사실 오프라인 모임도 아니고 온라인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공유하기 껄끄러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친형은 그 이유로 자기소개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치만 꼭 넣고 싶었다. 단순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정말 끈끈하게 연결된 모임 같은 형태이길 바라기 때문이다. 걱정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잘 해준 분들이 있어 다행이다.

패턴플로우를 확장하는 일에 다른 사람들이 쉽게 기여하도록 하려면, 전제되어야 하는 필수 조건이 있다. 리더, 그러니까 내가 바라보는 시야를 공유해줘야 한다. 어떤 미래를 그리고 있고 이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자유롭게 건드려도 되는 부분과 민감한 부분은 어디인지를 확실하게 표현해야 한다. 다만, 나도 확신이 없다. 이 방향이 좋으면서도 또 이내 달라질 것 같고, 괜히 말로 뱉어버리면 거기 얽매일 것 같아서 조심스럽다. 일단은 미루는 중이지만, 이렇게 글을 적어나가는 과정에서 조금씩 윤곽이 잡히고 있으리라 믿는다.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