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단계
마무리와 시작.
마무리와 시작
패턴플로우 인클로저 3D 모델링도 어느 정도 끝이 보인다. 새로 만들어 주문해둔 PCB와 부품들이 오면 또 테스트해 보아야겠지만, 잘 될 거라는 느낌이 든다. 프리런칭을 알리기 위해 여러 서브레딧과 Hackaday에도 프로젝트를 정리해 두었다. 글을 써서 홍보하는 건 이 정도로 충분하고, 다시 인스타그램 콘텐츠에 집중하려 한다. 두 가지 방향을 생각 중이다. 그럼 각 부분을 자세히 풀어보자.
3D 프린팅이 정말 어려웠다. 왜일까? 사실 단순한 오픈소스라면 몇 달 전 만든 첫 번째 모델로도 충분하다. 글로벌 펀딩을 진행하려 하기에 상품성을 끌어올려야 했고, 큰 프린터(H2S 정도)를 활용해 한 번에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 과정이 생각보다 순탄치 않았고, 문제를 수정하고 잘 뽑히리라 기대한 것들은 그대로 실망이 되어 돌아왔다. 그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피로가 많이 쌓이고 재미가 없어졌다. 계속 기다려야 하는 것도 나를 괴롭힌 요소 중 하나였다. P1S의 경우에는 동아리방에서 바로 뽑아보고 테스트할 수 있지만, H2S는 학교 메이커스페이스에만 있어서 교수님을 통해 사용했다. 수정한 다음 교수님께 보내고, 다시 연락해서 뽑혔다는 걸 확인하고, 가서 실패한 결과를 보고, 또 수정하고 연락하고… 가끔은 바쁘셔서 며칠을 통째로 기다리고, 이런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기간이 나를 힘들게 했다. 애매한 걸 견디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빠른 실패를 불확실한 기다림보다 좋아한다. 그 시간 동안 마음 놓고 기다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근에 뽑힌 결과물은 성공이라 부를 만한 정도가 되었다. 물론 개선하면 좋을 사항은 많지만, 이전처럼 너무 매달릴 필요는 없다. 지금 와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급하게 매달렸는지 모르겠다. 크라우드 서플라이에 프로토타입을 빨리 보내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커뮤니티 사람들이 기다린다고 생각해서? 그보다는 그냥 수정하고 수정하고 또 수정하다 보니 오기가 생겼던 것 같다. 사실 이렇게까지 많이 수정할 필요는 없었다.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던 문제들이니까. 이번에 하면서 배운 거라고 하기엔, 너무 사소한 것들이 많았다. 결국 신경을 제대로 쓰지 않았던 거다. 그냥 오기로 하다 보니 대강대강 해치우려 했던 거다. 아, 그 과정이 궁금한 사람은 이슈 #113을 보면 된다.
새로운 PCB의 경우에는 C타입 어댑터를 하나 추가했는데, 이것 때문에 고민이 있다. 상품성을 위해 추가한 요소인데, 이 때문에 오픈소스로서는 불편함이 생긴 셈이다. 흔한 부품이 아니라 주문할 때 기간이 꽤 걸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픈소스 커뮤니티용으로는 기존의 2핀 스크류를 유지해야 하나 싶다. 그러면 인클로저도 자연스럽게 나뉘게 되는데? 이런 건 관리를 또 어떻게 하고, 문서 정리도 복잡해질 텐데. 모르겠다. PCB 관련 이슈는 이슈 #114 여기에 있다.
홍보를 위해 여러 서브레딧에 글을 썼다. 아두이노를 포함해서 세 군데였나? 아두이노, fastled, 크리에이티브 코딩 이렇게 세 개 맞네. 아두이노는 삭제되었다. 홈페이지에 크라우드 서플라이 프리런칭 페이지로 연결되는 링크가 걸려 있다고 잘렸다. 많이 서운하다. 그 논리대로면 체급이 커진 오픈소스는 그곳에 글을 쓸 수 없다. 뭐 어쩔 수 없지. 나도 굳이 얽매여 있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다른 곳이 패턴플로우와 더 어울릴 수 있는 거고. 다들 반응을 잘해줘서 좋았다. 크라우드 서플라이 구독도 늘어 현재 60명이 되었다. 1/3 넘겼다. 갈 길이 멀다. 깃허브 스타 수도 171개가 되어, 이 속도면 곧 200개를 찍을 것 같다. 내가 레딧에 쓴 글뿐만 아니라 다른 분들이 작성해준 글들이 특히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오히려 다른 플랫폼의 글들이 더 유입이 많다.
크라우드 서플라이의 프리런칭 단계에서 런칭으로 넘어가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이미 웨이트리스트만 100명이 넘게 있었기에 금방 채울 줄 알았는데, 전환율은 20%에 그치고 오르는 것도 더디다. 런칭 시 성공률이 다른 플랫폼에 비해 높다고 들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크라우드 서플라이의 프리런칭 매니저와 이야기해보며, 프리런칭은 굳이 신경 쓰지 않는다고도 느꼈다. 홈페이지에 프리런칭 프로젝트가 엄청 옛날 것이 많이 남아 있는 걸 보고 뭔가 싶었는데, 이해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리한 점이 자체 플랫폼, 인스타가 있다는 거다. 콘텐츠는 계속 찍어낼 수 있는 구조기 때문에 어려움도 없다. 음… 조금은 크라우드 서플라이를 선택한 걸 후회하기도 한다. 패턴플로우가 그렇게 딥한 것도 아니고, 오히려 킥스타터에 훨씬 어울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다른 사람들도 킥스타터가 훨씬 인지도가 있으니까. 다만 풀필먼트나 런칭 이후의 것들을 생각하면 또 크라우드 서플라이가 맞긴 하다. 애초에 처음 해보는 거면 매니징 받으면서 하는 게 좋지, 팀도 아니고. 아 모르겠다. 그냥 프리런칭을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불안하다. 최대한 빨리 채우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남은 100명 정도를 채우기 위해서는 인스타 콘텐츠를 만드는 것 외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다른 인플루언서나 예술가와 콜라보를 하는 것도 물론 좋지만, 내 성향과 맞지 않는다. 상대측에서 먼저 해서 가져오면 전부 좋다고 할 거지만, 내가 먼저 제안하고 상대가 거절할 수도 있고 상황이 바뀔 수도 있는 그 불확실함을 견디기 싫다. 그래서 또다시 혼자 하려는 거다. 뭐, 싫지는 않다. 재밌어 보이는 구석이 있다. 일단 인스타 채널이 있으니 최적의 환경이기도 하다. 또한 연구처럼 실험도 가능하다. 파일럿 릴스 기능을 활용해 하나의 패턴을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로 만들면, 사람들이 어떤 패턴 변화를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테다. 물론 쉽지는 않다. 패턴을 연구하는 것 자체니까. 하지만 이걸 계속하다 보면 내 감각도 많이 좋아지지 않을까? 뭔가 이론적으로 정리할 수 있게 된다면, 꽤 괜찮은 연구이지 않을까?
사운드도 이제 해야 한다. 계속 하고 싶다 하고 싶다 말만 했는데, 이젠 정말 해야지. 이쪽이 아직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이고, 얻을 게 많아 보인다. 나도 관심이 있고, 다른 사람들도 관심이 있는 곳이기도 하고. 어쩌면 가장 포텐이 높다. 해야지. 응. 아, 글 더 쓰기 싫다. 지금 오랜만에 본가 와서 쉬고 있어서, 그냥 여기까지 대강 적고 마무리한다. 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