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기분

붕 뜬 느낌

어제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하루들을 보내다 보니 피곤한 건지, 아니면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피곤한 건지 지친 느낌이다. 뭔가 비현실적이고 붕 뜬 듯한 느낌이다. 정말 오랜만에 밀린 웹툰을 봐서 그런가? 정말 좋아하던 웹툰이 유튜브 리뷰 영상으로 나와서 보게 되었는데 역시나 재밌더라. 근데 더 찾아보진 말자, 보고 나면 기분 별로일 듯. 청담동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탔다. 이유는 갈 때 지하철이랑 버스에서 틀어준 히터 때문에 너무 답답해서, 4시간 동안 거의 설교? 비슷하게 들은 것도 답답해서다. 그런데 최악의 선택이었던 게, 역풍이 너무 강하고 따릉이 상태도 별로더라. 지금껏 여러 번 그 길로 와봤는데, 이번이 배는 힘들었다.

최근 빌드 가이드를 만들었다. 직전 2편의 블로그를 거쳐 막 뱉어놓은 사용법을 토대로 AI에게 만들어보라 요청했는데, 결과물이 정말 기가 막히더라. 아, 서울역에서 하는 전시도 준비를 마쳤다. 내일부터인데 사람들의 반응이 나쁘지 않기를 바란다. 전시 준비를 핑계로? AI 플랜을 또 업그레이드했다. 며칠은 학식당에서 하는 천 원의 아침으로 아점 때우면 되겠지 뭐. AI 중독인 것 같다. 앞으로 비용이 높아지면 높아지지 절대 줄지는 않을 텐데, 흠…

Build, Play, Make 세 갈래가 있는 패턴플로우 가이드 첫 화면
AI와 같이 만든 가이드 페이지. 빌드, 플레이, 메이크로 갈린다.

고민해보면 좋을 부분이 있다. 쓸모없으려나? 이렇게 AI를 활용해서 만든 건 내가 만든 거라 할 수 있을까? 일단 아니라고 느꼈는지,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 굳이 AI가 만들었다고 어필했다. 말하지 않는 편이 더 좋았으려나? 어쨌든, 기존의 사고방식을 따르면… 아 모르겠고, 이것도 미래에는 사람이 만들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한 거라곤 한 번 해보라고 시킨 것, 디테일을 올리라고 또 요청한 것뿐인데. 아니다, 그동안 쌓아온 자료와 맥락들이 있으니 내가 만들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치만 남들도 충분히 거의 동일한 결과를 낼 수 있었을 텐데. 하지 않았다. 그저 했다는 게 중요한 건가. 내가 아니면 안 했을 거라 장담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지금까지 보았을 땐 아무도 건들진 않았을 것 같다. 기능 같은 파편들은 자신의 입맛대로 수정해서 활용해도, 패턴플로우의 헤드는 따로 있다는 느낌이 방해물이 되었을 거다. 할 이유도 없을 거고. 나야 뭐, 앞으로를 생각하고 미리 준비해두는 거니까.

패턴플로우를 정말 오래 해왔고, 또 하게 될 것 같다. 이럴 수 있는 이유가 뭘까. 평소였으면 3개월 정도 하면 재미없다 하고 때려칠 텐데. 아직 못 해본 부분들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걸 수 있다. 사운드라든지… 스피커 추가나 레이저 커팅이나 해보고 싶은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았으니. 사실 그보다 더 큰 거는 당연하게도 인정 때문이다. 프로젝트에 대한 칭찬과 감사를 직접적으로 받는다든지, 그게 아니더라도 릴스의 조회수와 좋아요를 받기 위해서 계속하게 된다. 그게 없었으면 금세 포기하지 않았을까. 텅 빈 곳에서 외쳐봤자 재미도 없으니까. 재미보다는 작품을 통해서 내가 인정받고 싶어 하는 건가. 아, 예전에 이런 글도 적었었나.

이런저런 생각들이 오늘 특히 많아진 건 4시간 동안 들은 설교 때문일 테다. 좋으신 분 같은데, 중간중간 되게 의외라 생각한 부분도 있었고. 여튼 이분도 겸손하라고 하고, 돈보다는 세상에 사랑을 나눌 수 있는 뭔가를 하라 하고, 뭐든 해보라 하고… 조금 난감했던 건 자꾸만 교회 이야기를 하시더라. 굳이 자극할 이유는 없지만 거짓말하긴 싫어서, 가란다고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종교 쪽으로도 쓰잘데기 없는 의견들을 붙이며 말대꾸를 했다. 그러니까 관련 이야기가 더 길어지더라. 사람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하고, 두 개의 바퀴가 돌아가는 형상이며 그 사이의 간격을 넓히는 게 좋다고 하신다. 굳이 두 개일 이유가 있을까. 훨씬 많이 해서 뭉치면 그게 더 잘 굴러가지 않을까.

전에 누군가에게선 이런 비유를 들었다. 사람마다 그릇처럼 샘이 있고, 거기서 물이 나오는 정도가 다르다. 시기도 다르다… 뭐 어케어케 해서, 위에서 흘러내려온 낙엽을 무시하고 바다로 가야 한다 어쩌고… 이런저런 비유들이 어디서 비롯된 건지 궁금하긴 하다. 그런 걸 말할 때 정말 확신에 가득 찬 눈빛과 몸짓으로, 어떤 진리를 말하는 것처럼 이야기한다. 이미지를 그려보면 확실히 재미는 있다. 나만의 이미지나 비유를 찾고 확신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필요한지도 모르겠고. 불안정한 순간에도 절대적인 믿음을 주는 개념을 만드는 것이 유용하려나. 그럴 것 같기도 하고. 아님 그냥 기분 따라 느낌 따라 좋았다 싫었다 하는 게 더 재밌을 것 같기도 하고.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