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긴 한데
복잡하네
펀딩 목표액은 채웠다. 며칠간 75%에서 멈춰버려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오늘 아침 확인하니 130%로 뛰었더라. 누가 이렇게 많이 산 건가 하고 확인해보니 크라우드 서플라이에서 도매용으로 구매해준 물량이었다. 개인 주문량에 비례해서 사준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펀딩이 끝나고 나서 추가될 줄 알았다. 나쁜 건 아니다. 아니 좋은 거다. 어쨌든 펀딩 목표액을 채웠으니 마음에 걸리던 일이 하나 사라진 셈이다.

자존심은 조금 상한다. 광고를 제대로 하든지 해서 자연스럽게 목표액을 채우고 싶었는데, 뭔가 편법을 쓴 기분이 든다. 백커가 한 명 늘고 멈출 때마다 반복해서 쌓인 감정과 피로가, 같잖은 아집으로 변했었나 보다. 그런 게 없었다면 찝찝함 없이 순수하게 좋아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기에 욕심이 많다. 예전에 미디어아트 공모전에 작게 입상했을 때도 이러긴 했다. 다른 친구들은 좋아라 하는 반면, 아쉽고 왜인지 억울했다.
뭐 어떻든 간에 펀딩은 한시름 놓았고, 좋은 일도 생겼다. 패턴플로우를 상품이 아닌 작품으로써 팔게 되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USER EXPERIENCE라는 단기 팝업 갤러리를 10월에 열고, 거기에 패턴플로우를 전시하고 싶다는 제안이 왔다. 전시를 하려면 배송을 해줘야 하는데 왕복으로만 150달러 정도가 깨지기에, 이참에 한정판 에디션으로도 팔겠다고 했다. 가격은 너무 부담스럽지 않도록 500달러로 조심스럽게 제안했는데 바로 승낙해서 곧 보내주려고 한다. 작가 에디션의 첫 번째 시리즈인 셈이다. 가장 좋아서 인스타 촬영용으로 쓰던 모델에 사인해서, 보증서와 함께 보내려 한다. 먼저 해보신 현지님이 도와주었다.
이전에 이스탄불에서 새롭게 여는 미술관에도 이 정도 가격으로 제안했으면 바로 계약했을 것 같다. 그만큼 500달러라는 가격은, 내가 생각해 온 패턴플로우의 작품으로써의 가치를 많이 낮춰 반영한 셈이다. 아쉬운 마음이 크지만, 당장 광고나 대여용으로 사용할 여유분을 만들 자금이 필요하기에 거기 쓰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광고에 대해서도 고민이 커졌다. 펀딩 목표액을 이미 달성했고, 더 팔았을 때 순수익이 그리 유의미하지는 않다. 펀딩을 광고할 이유가 이젠 없다. 1대를 팔았을 때 대략 8만 원 정도의 수익이 난다. 9월달 지원금 350만 원을 바탕으로 약 2주 정도의 유의미한 광고를 한다고 가정했을 때, 50명 정도를 설득시켜야 10월 말이나 11월 즈음에 그 돈을 받을 수 있는… 그 정도 수치 변화로 패턴플로우를 앞으로 발전시킬 때 유의미한 차이는 없을 것 같다. 어차피 상품 쪽보단 본래 취지에 맞춰서 오픈소스, 그리고 작가 쪽으로 갈 거니까, 딜레이 없이 바로 거기에 지원금 쓰는 게 좋을 거란 생각도 든다. 아몰라~
인스타는 요새 영~ 별로다. 최근에 나온 GPT 아스트라로 만든 까리한 패턴들도 올렸는데 반응이 기대 이하다. 새로운 패턴 만들기도 질렸고, 사운드와 연계하는 것도 너무 어렵다. 디스코드도 거의 죽어버려서 활성화 좀 해야 하는데 귀찮다. 아스트라 모델이 기가 막히긴 하더라. 나중에는 픽셀을 찍어서 하는 픽셀아트도 시켜보고 싶다.

뭔가 뭔가… 적을 것들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은데 막상 적다 보니 까먹었다. 크라우드 서플라이 업데이트 글도 적어야 하는데 귀찮다. 그냥 갑자기 다 귀찮다.